[앵커]
혼자사는 여성 10명을 성폭행한 이른바 '수원 발바리' 박병화가 교도소를 나온지 300일이 넘었습니다.
출소 후 박병화가 이사 간 동네에선 불안한 주민들의 반발이 컸었는데요.
지금은 어떤 모습일지, 이솔 기자가 다시 가봤습니다.
[기자]
[현장음]
"성범죄자 박병화는 지금 즉시 퇴거하라."
원룸에 혼자 사는 20대 여성 10명을 성폭행해 15년을 복역한 박병화.
출소 후 이사 온 원룸촌 주민들은 거세게 항의했고, 건물주도 임대차 취소 소송을 제기했지만 패소했습니다.
출소 후 1년 가까이 지난 지금, 다시 찾아가봤습니다.
박병화가 거주하는 다세대 주택.
여성 임차인들은 모두 떠났습니다.
[건물주]
"다 여자만 있었는데 여기도 나가고 다 나가고 다 바꿨어요."
건물주는 항소를 포기했습니다.
[건물주]
"10월 28일 날이 저 사람 (계약) 기한이잖아요. 내가 저번에 나가라고 그랬어요. 그랬는데 법적으로 2년 살 수 있다고 그런 말만 하고."
소송이 마무리된 뒤, 박병화는 저소득층 주거급여도 받고 있습니다.
[경기 화성시 관계자]
"8월 달부터 바로 (주거급여) 지급됐습니다. 기존에 신청일로부터 해서 전부 다 소급해서 넣어드렸었거든요."
6월부터는 직장에 다니며 출퇴근까지 하고 있습니다.
박병화가 이곳 생활에 빠르게 적응하고 있지만 정작 주민들은 불안에 떨고 있습니다.
[자취생 학부모]
"딸이 혼자 있으니까 걱정돼서 와 있거든요. 밤에 늦게 오니까."
왕복 5시간 거리를 통학하는 학생도 있습니다.
[인근 대학 재학생]
"부모님이 원룸은 안 된다고. 절대 혼자 살면 안 된다. 사건 범죄자도 있고 하니까. 서울에 살아요. 5시간 걸려요, 왔다 갔다."
한 원룸 임대인은 빈방들을 보여줍니다.
[원룸 사장]
"없어요. 대학생이고 여자도 없고. 이거 누구한테 원망해야 할지. 1층만 해도 집이 이렇게 비었어요. 우리만 해도 9개 비었네."
굴러들어온 돌이 박힌 돌을 빼고 있는 겁니다.
어린 자녀를 둔 집들은 아예 동네를 떠났습니다.
박병화 거주지에서 직선거리로 불과 200m 떨어진 어린이집입니다.
아이들이 뛰어놀아야 할 놀이터는 썰렁하기만 한데요.
박병화가 이사 온 뒤 원아 수가 급격히 줄면서 결국, 폐업했습니다.
주변보다 싼 월세에 이곳을 떠나지 못하는 사람은 불안을 안고 살 수밖에 없습니다.
[이가람 / 대학생]
"저는 좀 불안하기는 한데 제가 아르바이트해서 충당해야 해서 제일 싼 곳으로 골라서 온 거거든요."
[응우옌 반 쯔엉 / 베트남인 유학생]
"소식 처음 들었을 땐 당황했어요. 근데 살다 보면 괜찮아요."
아예 체념한 주민도 있습니다.
[박병화 아랫집 주민]
"한편으로는 주민들을 위해서 조용히 좀 나가줬으면 하는 마음이 있고요. 한편으로는 다른 데 가서도 뭐 이게 해결될 것 같지 않은데…"
지자체는 불안 해소를 위해 예산을 쏟아 붓고 있습니다.
보안등과 CCTV를 박병화 집 주변에 설치했습니다.
안전지킴이 10명도 고용했는데 이렇게 드는 돈만 매달 3천만 원 가까이 됩니다.
올해도 10년 이상 복역한 강력 성범죄자 66명이 출소합니다.
범죄자 거주의 자유와 주민의 안전할 권리가 팽팽히 맞서는 가운데 갈등과 논란은 또 되풀이될 것으로 보입니다.
다시간다 이솔입니다.
PD : 홍주형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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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가 : 김예솔
이솔 기자 2sol@ichannela.com